《이 식사, 계속할 수 있나요?》
— 프롤로그
이 글은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글이 아니다.
어떤 음식이 좋고, 어떤 영양소를 더 먹어야 하는지,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안내서도 아니다.
대신 이 글은, 독자가 자신의 식사 앞에서 스스로에게 질문하도록 돕는 글이다.
“이 식사, 계속할 수 있나요?”
이 질문은 단순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던지기 어렵다.
우리는 식사를 선택할 때 보통 이런 질문을 먼저 한다.
몸에 좋을까.
살이 찌지는 않을까.
요즘 유행하는 식단이라던데 괜찮을까.
이 질문들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만으로는 오래 가는 식사, 계속 가능한 식사를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흔들린다.
오늘은 괜찮다고 느끼다가
내일은 불안해지고,
어제는 잘 지켰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다시 포기하게 된다.
의지가 약해서도, 지식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식사를 판단하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그 기준을 ‘정답’의 형태로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가 자신의 나이와 건강 상태, 생활과 환경 속에서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질문을 건넨다.
이 식사는 지금의 내 생활 속에서 계속 가능한가.
특별한 각오 없이도 이어갈 수 있는가.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도, 다음 달에도, 내년에도 유지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식사는 이미 충분히 좋은 식사이다.
나는 오랫동안 영양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며, 다양한 현장을 가까이에서 보아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십 년 가까이 이어져 온 나 자신의 식(食)삶을 통해 점점 한 가지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것은 ‘잘못된 식사’가 아니라
지속할 수 없는 식사라는 사실이다.
너무 완벽해야 하고,
너무 열심히 해야 하며,
한 번 흐트러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은 식사.
그런 식사는 결국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이 글은 그런 어려운 식사에서 한 발 물러나
‘이 정도면 괜찮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기준을 찾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직 이 글은 종이책으로 출간되지 않았다.
대신 나는 이 이야기를 백세건강식생활연구소 블로그를 통해 한 장씩 써 내려가려 한다.
완성된 답을 내놓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정리하고, 독자와 함께 이 글들을 다듬어가고 싶다.
이 공간에 올라오는 글들은
어떤 달에는 식사의 흔들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고,
어떤 달에는 외식, 혼밥, 나이 듦, 생활의 변화 같은 주제를 다룰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식사, 계속할 수 있나요?”
이 질문이 당장 우리의 식단을 바꾸지 않아도 좋다.
오늘 점심이나 저녁 메뉴를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식사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기 자신에게 한 번쯤 물어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글은 그 질문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 질문들이 쌓여
언젠가는 한 권의 책이 되기를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질문을 해보려 한다.
우리는 왜 늘 ‘잘 먹으려고’ 애쓰는데도 실패할까.
우리는 왜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식사 앞에서는 자주 자신이 없어질까.
‘잘 먹고 싶은 마음’이 왜 자주 실패로 끝나는지,
그 이유를 함께 짚어보려고 한다.